1. Scarborough Beach에 가다.
호주에는 아름다운 해변이 많다. 주말을 맞아 나는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Scarborough Beach에 가보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주차 자리가 걱정이었지만 5-6개 정도의 여유 공간이 있었다. 아름다운 바다를 구경하다가 문득 해지는 풍경까지 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무료 주차가 가능한 시간은 4시간이었기고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기 때문에 자리를 이동하기로 했다.그 길로 쭉 내려와서 Cottesloe Beach라는 해변에 도착했다.

Scarborough Beach의 풍경
2. 파도에 놀라다
Scarborough Beach의 풍경이다. 여유롭게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다. 내가 해변에 갈 때마다 놀라는 것은 호주인들은 태양빛이 엄청난데도 몇 시간씩 일광욕을 한다는 것이다. 동양인과는 아무래도 피부가 다른 듯 하다. 두 번째는 자외선이 굉장히 강해서 선글라스가 없으면 눈을 제대로 뜨고 있기 힘들다. 세 번째는 인도양이기 때문에 한국의 동해바다처럼 파도가 거칠고 어느 정도 물에 들어가면 갑자기 깊어진다. 파도가 굉장히 강하고, 이안류에 휩쓸리면 몸을 가누기 힘들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3. 처음으로 Fish&Chips로 저녁을 먹다
도착해서 한참 기다리다 보니 배가 고파졌다. 근처에 음식점이 없나 둘러 봤지만 Fish&Chips를 파는 음식점 한 곳과 편의점 비슷한 조그마한 가게만이 있을 뿐이었다. 삶면서 Fish&Chips를 단 한번도 먹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도전해 볼겸, 배도 채울겸 음식점에 들렀다. amberjacks라는 음식점이고, 가격은 단품을 기준으로 $20 전후다. 호주 물가를 생각하면, 또 바닷가 근처라는 것을 감수하면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다. 너무 목이 말라서 수박 샐러드 하나와 콜라 하나, 피쉬앤칩스 단품 하나를 주문했다. 소스도 살거냐고 물어보는데, 난 처음에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먹어서(소스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고르지 못했다. 하지만 옆에 무료로 소금이 준비되어 있으니 먹을 때 참고하도록 하자. 개인적으로는 나중에라도 소스를 사고 싶었지만, 줄이 너무 길어서 줄을 다시 설 엄두가 나지 않아 소금만 찍어 먹었다.

4. 꽁꽁 싸맨 요리
분명 여기서 먹고 간다고 했는데 종이로 싸인 거대한 덩어리를 내밀길래 주문이 잘못된 줄 알았다. 하지만 옆 테이블을 보니 모두가 비슷하게 먹고 있었다. 그렇다. 따로 그릇이 없고 이 종이가 그릇이 되는 것이다. 풀어보면 위로 한 번, 아래로 한 번 싸여 있어서 뒤집어 가며 풀어 주어야 한다. 손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종이가 커다란지 알 수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손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설거지거리가 없고, 쓰레기도 환경을 해치지 않으니 좋은 방법인 듯 하다.

5. 드디어 드러난 내용물
안을 열어보니 커다랗게 튀긴 생선 필렛과 함께 감자튀김이 들어 있었다. 정말 빠르게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음식이 아닐 수 없다. 유튜브에서 하도 피쉬앤 칩스에 대한 악명을 많이 들었던 터라, 사실 별 기대 하지 않고 먹기 시작했다. 소금을 가져오는 곳에 나무로 된 포크와 나이프가 있어서 그것을 활용해 먹었다. 처음 생선을 깨물었을 때, 생선 날것의 약간의 비린내가 나긴 했지만 대체로 담백한게 먹을만 했다. 아무 양념이나 간을 하지 않은 흰살생선의 맛이었다. 바삭한 생선전 같은 느낌도 들었다. 문제는 그 비릿한 맛이 감자튀김에서 살짝 묻어서, 못 먹을 맛은 아니었지만 맛있다고 하기도 애매한 맛이었다. 결국 소스로 이 향을 덮어야 함을 깨달았다. 신맛이 나는 소스가 어울릴 것 같았다. 다음엔 꼭 추가해서 먹어야겠다.

6. 해변의 풍경
한참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여러가지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어떤 아저씨는 내 옆에 앉아 스도쿠를 풀고 있었고, 어떤 가족은 어디서 구했는지 거의 어린아이 키만한 피자를 구해와서 벌여놓았다. 호주의 해변은 내가 상상했던 젊은 남녀로 가득찬 여행지의 모습보다는 가족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바다에는 부표가 떠 있어서 사람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막아 주고 있고, 가운데 보이는 등대 비슷한 구조물에서는 사람들이 올라가서 다이빙 연습을 하며 즐거워 하고 있었다.
7. 석양을 찍다
드디어 해가 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비치 타월을 깔고 누워서 지는 태양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나도 한쪽에 긴 비치타월을 깔고 앉아 지는 태양을 구경했다. 일몰 시간은 7시 15분 쯤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바다에 가까워질 수록 점점 해가 지는 속도가 빨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순식간에 가라앉은 태양은 아름다운 노란 빛을 남기며 사라져 갔고, 나도 너무 늦게 집에 가기 전에 다시 차에 탔다. 호주인의 여유와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